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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꼭 다녀야 할까요?

by 짜오푸신 202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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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아이는 영어, 수학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 운동과 음악 학원을 다니며 부모의 퇴근 시간에 맞춰 귀가하는 생활을 했다. 중학교 1학년까지는 집에서 수학 문제집 2페이지 풀기, 영어 단어 6개씩 외우기를 그래도 겨우겨우 했다.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 학교 시험을 쳤다. 벼락치기의 맛을 알게 되었고 시험 기간이 아니면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는 것을 꺼려하게 되더니, 결국 초등학교 때부터 오래도록 쌓아온 공부 습관을 버렸다.

 

유명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고소득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부모의 욕심으로 선행 공부를 시키는 사교육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런데 시험이 아니면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이렇게 내버려 두는 것도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만 같아 결국 학원에 등록시켰다. 

 

하지만 처음 간 학원은...성실하고 심성이 곱고 순진한 아이에게 모른다고 면박주기,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기, 혼자 남기기, 다른 직업군 비하하기....등등 공부를 떠나 어른으로서 본보기가 되지 못했던 것 같았다. 그래도 말없이 꾸역꾸역 다니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불편한지 상황을 털어놓길래 바로 관두게 했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학원을 다닌다. 하교 후의 취미 활동, 집에서의 휴식, 가족과의 저녁 식사라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찰나 같은 소중한 일상을 다 버리고 마지못해 학원을 간다. 부모는 어떤 기대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며 학원 선생님들은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일지 궁금해졌다. 

 

그래도 공부를 배우러 가는 곳인데라는 나의 기대가 순진했던 걸까? 언제든지 쉽게 관둘 수 있고 또 쉽게 다른 학원으로 옮기면 그만인 왜 관두는지 묻지도 붙잡지도 않는 것이 서로에 대한 에티켓처럼 느껴지는 이 일회성 만남이 참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