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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읽고 쓰는 자

요즘 읽은 책9

외로움 수업 예전부터 영감과 자극을 많이 받는 김민식 작가님의 신작이다.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를 읽고 도전해봤고 이렇게 블로그 글을 쓰게 된 것도 '매일 아침 써봤니?' 덕분이다. 보여주기식 여행이 아닌 알찬 여행에 대한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까지 작가님의 책들은 읽은 후 실천하기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동력이 있다. '필화' 사건으로 블로그를 접으셨다가 다시 회복하기까지의 과정과 독서광으로서 책을 통해 깨달은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는 '외로움 수업' . 특히 누군가 '책 읽으면 뭐가 좋아요?', '그렇게 많이 읽어서 뭐할래?'라고 물을 때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p.117 책을 읽을 때 저는 행복합니다. 행복은 존중, 성장, 유능, 지지, 자유와 같은 내면의 욕.. 2023. 10. 17.
안~~~일한 하루 안~~~일한 하루 - 안예은, 웅진 지식하우스 마지막 장 추천사를 읽으며 피식 웃었다. 추천사를 쓰신 분도 작가 만큼이나 덕후스런 무언가가 느껴져서이다. p.290 참석한 소아심장외과 의사들이 하는 이야기가 하나같이 마취를 네 번이나 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잘하느냐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을 보여주는 듯한 훌륭한 무대를 보면서, 나는 어렸을 때 노래를 불렀던 안예은 양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서점 가판대에서 서서 보다가 단숨에 흠뻑 빠진 책이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를 작곡한 안예은 가수의 살아온 이야기. p.37 (그런데 괄호 안에 이렇게 긴 이야기를 담아도 괜찮은 건가? 절대 안 된다는 법은 또 없으니...) 글을 잘써야지 심각하게.. 2023. 9. 6.
상관없는 거 아닌가? 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문학동네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전공 책을 읽기 전 잠시 잡았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강원국 작가님의 책 제목 ‘나는 말하듯이 쓴다’가 떠오르는 필력이다. 방송 등을 통해 접한 ‘장기하’라는 사람의 말투, 말할 때의 표정과 몸짓이 떠오를 정도로 생생하다. 한편 이미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생동감 있게 글이 잘 읽히는 건 아닐지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기도 했다. 물론 일기를 쓰듯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자기 이야기와 맛깔난 표현들에서 그 사람의 깊은 사유와 내공이 느껴졌다.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을 가기 위해 10대를 치열하게 산 덕에 그 배경으로 가수로도 성공하고, 하고 싶은 만큼만 골라서 일하며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해탈.. 2023. 8. 15.
생에 감사해 생에 감사해 – 김혜자, 수오서재 사람이 이렇게 살 수도 있을까? 김혜자라는 사람이 인생을 돌아보는데 평생 해 온 일 밖에 기억에 남아 있질 않다니. 그것도 너무도 생생하게. 작품에 참여했던 배우들과의 에피소드, 작품의 특징, 작가와의 관계, PD와 스태프들의 분위기 등등 너무도 생생하게 수십 년 전 일까지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은 편집자와의 인터뷰, 배우의 일기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 어떻게 내 삶을 되돌아보면서 일 얘기밖에 할 게 없는걸까? 일이 곧 일상, 일상이 곧 일이 되어버린 걸까? 무엇이 진짜 '나'이고 직업인으로서의 '나'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물아일체.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아직은 음악 외에 하고 싶은 것을 못 찾았다고 하더니 김혜자 배우님도 평생 연기 외에 하고 싶은 것이 없었나보다... 2023. 8.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지영 작가 만큼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리는 작가도 드문 것 같다. 작품보다 작가 삶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는 것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공지영 작가가 좋다. 온갖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삶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본 경험들을 숨기지 않는다. 누가 더 비참한가 내기를 하면 1등을 놓치지 않을 사연 많은 삶을 고스란히 글로 표현한다. 남들은 쉽게 경험하지 못할 일들을 겪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그속에서도 자신을 놓치 않았다는 것은 정말 용기 있고 강한 사람만이 가능한 경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사람의 불행에 비해 낫지'라는 상대적 우월감식의 위로가 아니라 그럼에도 살아내는 그 강인함에 내 삶을 직면하게 한다. 내가 정형화 시킨 사회적 내 모습,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들었던.. 2023. 8. 9.
60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 60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 – 쇼콜라 지음, 강수연 옮김, 시그마 북스 꾸준한 운동 덕분에 잘 자고 잘 먹고 건강한 삶을 사는 편이라 자부하다 보니 스스로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굳이 인식하지 않고 산다. 근래 들어 7, 8살 많은 분이 ‘이 정도 차이면 또래 아니냐,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친구다’라는 말에 충격을 먹었다. 아, 나는 그분을 나보다 한참 어른으로 생각했는데 나도 곧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구나 새삼 내 나이가 많다고 각성하게 되었다. 최근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박사과정 공부가 답일까, 막연한 동경이었던 유학을 꿈꿔볼까, 평생 가져갈 취미를 찾아볼까 등등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나아가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매일 매일 답도 없.. 2023. 8. 8.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소방관들을 위한 특별한 한 끼 – 강제규 에세이, 책나물 어릴 때는 뚜렷한 꿈이 있어서 친구들에게 멋지다는 칭찬을 듣고, 성인이 되어서는 맡은 일을 허투루하지 않는 진지함이 멋진 '소년의 레시피' 주인공 강제규님의 에세이. 119안전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우연한 기회로 5만원 한도 내의 특식을 차린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 에피소드들이 글이 될 줄 알고 한 건 아니겠지만 순간순간 메모로 남겨뒀다는 것이 역시 그 엄마의 그 아들이라는 생각이..) 어쩜 이렇게 요리를 진심으로 대하고 음식을 사랑하는지 이것이 진짜 재능이다. p.66 속으로 떨려도 식사 준비는 어설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p.72 개인적으로 식은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하고 돈가스가 미리 튀겨져 있으면 눅눅해져서 맛없을 것 같.. 2023. 7. 21.
소년의 레시피 배지영 작가님의 '남편의 레시피'를 재밌게 읽고 전작인 '소년의 레시피'를 꼭 읽어야지 했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됐다. 31. 남편의 레시피 '브런치북 대상'을 받고 작가 활동을 시작한 배지영 작가님의 에세이집이다. 취미가 직업이 된 경우가 아닐까 짐작된다. 요리를 못해서 안 하고, 안 하니까 못하는 사람, 차려주는 밥의 위대함을 holdon25.tistory.com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아빠를 빼닮아 고등학교 '야자' 대신 저녁 밥을 짓는 작가님의 아들 이야기다. 책에 등장하는 아들 친구들 말처럼 정말 멋지다. p.178 "제가 먼저 제규한테 '너 요리하는 거 먹어봐도 되냐'하고 물어봐서 따라온 거예요. 직접 먹어보니까 훨씬 맛있어요. 집에 와서 보니까 학교에서 보는 제규랑은 달라요. 진짜 사람이 멋있어.. 2023. 7. 19.
경찰관 속으로 경찰이 직업인 죽마고우가 있다. 각자 자기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하다 보니 가끔 만날 때면 사람이 직업을 닮아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학생들을 상대하는 직업인 나는 어리석을 정도로 사람과 세상의 가능성을 믿고 친구는 사람을 만나면 그 누구라도 일단 의심부터 하는 듯한 성선설과 성악설의 대표적인 만남이다. 그런 절친을 두고도 경찰이라는 직업의 노고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가끔 갓길에 세워둔 순찰차를 지나칠 때면 일없이 한적한 곳에서 쉰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주취자들의 만행으로 더럽혀진 순찰차를 누가 직접 치우는지 공권력을 우습게 아는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수치를 당하는지 상상도 못해봤다. "언니..."라고 부르며 차분하게 털어놓는 경찰관의 고충이 담긴 글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왜 우리는 '민중'.. 2023.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