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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우리의 정원

by 짜오푸신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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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원, 김지현, 사계절

맑고 깨끗한 소설이다.
'에이세븐'이라는 아이돌 덕후인 정원이가 고등학교 입학 후 친구를 사귀며 점점 세계를 확장해 가는 이야기이다.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나의 어디까지를 보여줄지 말지 그리고 보여진 모습이 나의 전부라 할 수 있을지 정원이는 내내 고민한다. 결국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 진짜 우정이 뭔지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나도 그랬다. 초대형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그 많은 학생들 중 어느 무리에 속해야 할지 기웃거리며 단짝이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대학교에 입학 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서로 빨리 친해지려고 혹은 기존의 앳된 이미지를 타파하는 것이 지상 최고의 과제인 양 과장되게 행동하는 동기들의 모습이 너무 싫었다. 친해지기 위한 서로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적당한 가식도 용납할 수가 없을 지경이어서 차라리 혼자가 편했다.



그리고 중년의 지금도 여전하다. 관계는 너무 어렵다. 차라리 정원이처럼 '에이세븐' 같은 매개를 통해 친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직장 내에서 공통의 관심사라고 해봤자 누군가의 험담인 경우가 많고 그런 관계에서 우정을 논한다는 건 한심한 일이다.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 생각하다 결국 대가 없는 혹은 자신의 이익 챙김 없이 그냥 서로가 좋아서 마음을 나누는 관계란 없는 것인가 회의가 들 정도이다.

이런 고민은 사춘기 때만 할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도 풀지도 못할 어렵고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니 직장을 옮기게 되는 내년을 노려봐야겠다.

* 이 소설을 읽고 영화 '하나와 앨리스' 가 떠올랐다. 줄거리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잔잔하고 투명한 이미지가 이 소설과 무척 닮았다는 생각에 이미지컷 올림

하나와 앨리스
종이컵 토슈즈 발레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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