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1 채식지향식 지난 일요일 저녁부터 결심한 채식지향식 일주일째 잘 실천 중이다. 우유와 계란까지는 먹고 있다. 채식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락토오보를 실천하고 싶은데 초밥 등 생선은 가끔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합리화 중. 그럼 나는 '페스코' 출처 15일간의 채식 챌린지 후기(1일 1식 채식)..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도 미워 하지 않는 개의 죽음'을 읽고 채식지향식 실천 중이라니 다들 놀리느라 바쁘다. 선사시대부터 육식을 했다, 물고기는 왜 먹느냐, 물고기도 지능이 있다, 문어는 얼마나 똑똑한데...지능 낮은 물고기 순으로 먹자는 농담까지... 일주일 실천해보니 삼겹살 구이, 소고기 구이처럼 덩어리로 된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하지만 마늘치킨의 알싸하고 달콤.. 2024. 9. 9.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아이가 도서관에서 빌려 온 단숨에 읽고 실천으로 이어진 마음 아픈 책. 책의 부제가 책 내용의 전부다.'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인간이 개들에게 동물들에게 저지르는 잔인함이 너무 충격적이다. 펑펑 울 정도로 미안했다. 고기를 먹는다는 것,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을 먹는다는 '육식'이라는 잔인한 사실에 또 울었다. p.247사람은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 모든 동물은 먹어도 된다, 사람만 안 먹으면 된다, 이런 생각도 있는 거예요. 하지만 그게 인간 말고는 다 잡아 죽이자는 말과 뭐가 다릅니까? 그게 다른 종을 대하는 우리의 도덕입니까? 인간은, 우리는, 그래도 되는 걸까요?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가, 감정을 느끼고 사리 분별을 하는 동물에게 행하는 인간의 잔인함, 도대체 얼마나.. 2024. 9. 3. 학원을 꼭 다녀야 할까요? 중학생 아이는 영어, 수학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 운동과 음악 학원을 다니며 부모의 퇴근 시간에 맞춰 귀가하는 생활을 했다. 중학교 1학년까지는 집에서 수학 문제집 2페이지 풀기, 영어 단어 6개씩 외우기를 그래도 겨우겨우 했다.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 학교 시험을 쳤다. 벼락치기의 맛을 알게 되었고 시험 기간이 아니면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는 것을 꺼려하게 되더니, 결국 초등학교 때부터 오래도록 쌓아온 공부 습관을 버렸다. 유명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고소득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부모의 욕심으로 선행 공부를 시키는 사교육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런데 시험이 아니면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이렇게 내버려 두는 것도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만 같아 결국 학원에 등록시켰다. .. 2024. 8. 28. 외로움 수업 예전부터 영감과 자극을 많이 받는 김민식 작가님의 신작이다. '영어책 한 권 외워 봤니'를 읽고 도전해봤고 이렇게 블로그 글을 쓰게 된 것도 '매일 아침 써봤니?' 덕분이다. 보여주기식 여행이 아닌 알찬 여행에 대한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까지 작가님의 책들은 읽은 후 실천하기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동력이 있다. '필화' 사건으로 블로그를 접으셨다가 다시 회복하기까지의 과정과 독서광으로서 책을 통해 깨달은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는 '외로움 수업' . 특히 누군가 '책 읽으면 뭐가 좋아요?', '그렇게 많이 읽어서 뭐할래?'라고 물을 때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p.117 책을 읽을 때 저는 행복합니다. 행복은 존중, 성장, 유능, 지지, 자유와 같은 내면의 욕.. 2023. 10. 17. 안~~~일한 하루 안~~~일한 하루 - 안예은, 웅진 지식하우스 마지막 장 추천사를 읽으며 피식 웃었다. 추천사를 쓰신 분도 작가 만큼이나 덕후스런 무언가가 느껴져서이다. p.290 참석한 소아심장외과 의사들이 하는 이야기가 하나같이 마취를 네 번이나 했는데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잘하느냐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을 보여주는 듯한 훌륭한 무대를 보면서, 나는 어렸을 때 노래를 불렀던 안예은 양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서점 가판대에서 서서 보다가 단숨에 흠뻑 빠진 책이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나는 문어 꿈을 꾸는 문어~"를 작곡한 안예은 가수의 살아온 이야기. p.37 (그런데 괄호 안에 이렇게 긴 이야기를 담아도 괜찮은 건가? 절대 안 된다는 법은 또 없으니...) 글을 잘써야지 심각하게.. 2023. 9. 6. 수학의 위로(geometry of grief) 어머니를 떠나보낸 지 4년이 흘렀다. 무덤덤하게 사는 것 같지만 매일 떠올리지 않은 적이 없다. 하지만 장례식을 마치고 몇 날 며칠을 온몸이 아플 정도로 끝없이 울던 그 비통함은 조금씩 희석되는 모양이다. 아침 뒷산을 오르다 갑자기 선선해진 가을날씨에 그만 엄마가 떠올랐다. 가을 보름날 태어나신 엄마, 더이상 만날 수 없는 엄마가 사무치게 그리웠다. 이 슬픔의 종류는 무엇일까? 더이상 의지할 곳 없는 처절한 외로움 때문이라는 사실에 눈물이 흘렀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근원적인 고독과는 다른 종류였다. 한 존재가 있다가 사라진 뒤 겪는 실체가 분명한 고독이었다. 누구로도 대체 불가능한 외로움에 산을 내려오며 펑펑 울었다. 목이 먹먹하게 메여오길래 그냥 울자 싶어 울었더니 후련했다. 울고나니 이상하게 .. 2023. 9. 1. 상관없는 거 아닌가? 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문학동네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전공 책을 읽기 전 잠시 잡았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강원국 작가님의 책 제목 ‘나는 말하듯이 쓴다’가 떠오르는 필력이다. 방송 등을 통해 접한 ‘장기하’라는 사람의 말투, 말할 때의 표정과 몸짓이 떠오를 정도로 생생하다. 한편 이미 알려진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생동감 있게 글이 잘 읽히는 건 아닐지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기도 했다. 물론 일기를 쓰듯 솔직담백하게 털어놓는 자기 이야기와 맛깔난 표현들에서 그 사람의 깊은 사유와 내공이 느껴졌다.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을 가기 위해 10대를 치열하게 산 덕에 그 배경으로 가수로도 성공하고, 하고 싶은 만큼만 골라서 일하며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해탈.. 2023. 8. 15. 생에 감사해 생에 감사해 – 김혜자, 수오서재 사람이 이렇게 살 수도 있을까? 김혜자라는 사람이 인생을 돌아보는데 평생 해 온 일 밖에 기억에 남아 있질 않다니. 그것도 너무도 생생하게. 작품에 참여했던 배우들과의 에피소드, 작품의 특징, 작가와의 관계, PD와 스태프들의 분위기 등등 너무도 생생하게 수십 년 전 일까지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은 편집자와의 인터뷰, 배우의 일기 등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 어떻게 내 삶을 되돌아보면서 일 얘기밖에 할 게 없는걸까? 일이 곧 일상, 일상이 곧 일이 되어버린 걸까? 무엇이 진짜 '나'이고 직업인으로서의 '나'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물아일체.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아직은 음악 외에 하고 싶은 것을 못 찾았다고 하더니 김혜자 배우님도 평생 연기 외에 하고 싶은 것이 없었나보다... 2023. 8.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지영 작가 만큼 호불호가 선명하게 갈리는 작가도 드문 것 같다. 작품보다 작가 삶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는 것도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공지영 작가가 좋다. 온갖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삶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본 경험들을 숨기지 않는다. 누가 더 비참한가 내기를 하면 1등을 놓치지 않을 사연 많은 삶을 고스란히 글로 표현한다. 남들은 쉽게 경험하지 못할 일들을 겪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 그속에서도 자신을 놓치 않았다는 것은 정말 용기 있고 강한 사람만이 가능한 경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사람의 불행에 비해 낫지'라는 상대적 우월감식의 위로가 아니라 그럼에도 살아내는 그 강인함에 내 삶을 직면하게 한다. 내가 정형화 시킨 사회적 내 모습,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들었던.. 2023. 8. 9. 60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 60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 – 쇼콜라 지음, 강수연 옮김, 시그마 북스 꾸준한 운동 덕분에 잘 자고 잘 먹고 건강한 삶을 사는 편이라 자부하다 보니 스스로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굳이 인식하지 않고 산다. 근래 들어 7, 8살 많은 분이 ‘이 정도 차이면 또래 아니냐,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친구다’라는 말에 충격을 먹었다. 아, 나는 그분을 나보다 한참 어른으로 생각했는데 나도 곧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구나 새삼 내 나이가 많다고 각성하게 되었다. 최근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뭔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박사과정 공부가 답일까, 막연한 동경이었던 유학을 꿈꿔볼까, 평생 가져갈 취미를 찾아볼까 등등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나아가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매일 매일 답도 없.. 2023. 8. 8. 이전 1 2 3 4 ··· 6 다음